극한직업, 자급자족 비빔밥집 탐방
EBS 극한직업은 우리 사회에 필수적인 다양한 직업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방송에서는 ‘농장에서 식탁까지’라는 주제로 대전의 자급자족 비빔밥집을 소개합니다.
특별한 밥상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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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제품이 아닌 유사제품입니다
도심 한복판, 대전 유성구의 조용한 골목길 지하에는 특별한 밥상이 있습니다. 겉보기엔 평범한 한식당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농장에서 식탁까지’라는 철학을 실천하는 자급자족 밥집입니다. 이곳의 비빔밥은 매일 아침 일찍부터 예약 전화가 몰릴 만큼 인기가 많습니다. 손님들은 흙내음으로부터 시작된 정직한 밥상을 맛보기 위해 찾아옵니다.
농장에서 식탁까지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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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원칙은 분명합니다. 밭에서 수확한 재료만큼만 음식을 만듭니다. 남는 것도, 억지로 구입하는 것도 없습니다. 가게에서 약 1시간 떨어진 농지에서 3,300㎡ 규모의 밭을 직접 일구며 30여 가지의 작물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봄에는 상추와 열무, 여름에는 오이와 애호박, 가을에는 들깨와 고추, 겨울에는 무와 배추 등 계절마다 밭의 풍경이 바뀝니다. 그래서 이곳의 비빔밥은 사계절 내내 같은 모습이 아닙니다. 매일이 새롭고, 계절의 맛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의 밥상은 오늘의 밭에서 온다”는 철학이 그 기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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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밭일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닙니다. 잡초는 손으로 뽑고, 벌레는 직접 잡습니다. 막걸리와 은행잎을 우려 만든 천연 살충제를 뿌리고, 해충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트랩을 설치하며 하루에도 여러 번 밭을 돌며 작물의 상태를 살핍니다.
농부의 정성과 자연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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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낮의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도, 장맛비가 내리는 날에도 이들은 농부의 손으로 흙을 지켜냅니다. 주인장은 “비빔밥 한 그릇이 완성되기까지 흙먼지를 뒤집어쓰는 시간만 해도 몇 달은 걸린다”고 말합니다.
신선한 재료의 수확과 조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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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하루의 시작은 밭에서부터입니다. 해가 뜨기 전, 아직 이슬이 맺혀 있는 밭에서 신선한 채소를 수확합니다. 그 채소들은 그대로 식당으로 옮겨져 손질, 데침, 말리기 등의 과정을 거칩니다. 한 줄기 채소도 허투루 다루지 않습니다. 밭에서 길러진 작물은 그 자체로 정직한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오전이 되면 주방에는 활기가 돌고, 나물에 양념이 입혀지며 밥상 준비가 시작됩니다. 고추장 또한 직접 담근 재래식 고추장을 사용합니다. 천천히 숙성된 고추장은 인공적인 단맛 대신 깊고 구수한 감칠맛을 자랑합니다. 된장과 간장 역시 집에서 담근 것으로, 밭의 정성과 집의 온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이곳의 비빔밥은 단순히 밥 위에 나물을 얹은 음식이 아닙니다. 흙과 땀, 그리고 시간과 정성이 어우러진 한 그릇의 자연입니다. 밭에서 갓 따온 쑥갓의 향, 데친 고사리의 고소함, 삶은 시금치의 부드러움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로운 맛을 냅니다. 그 위에 얹힌 반숙 달걀 하나가 따뜻하게 밥과 어우러질 때면, 한 숟갈의 밥 속에 계절이 녹아듭니다.
음식의 진정성과 정직함
손님들은 “먹는 내내 마음이 편해진다”고 의견을 전합니다. 인공조미료나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식사 후에도 속이 편안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한정 판매와 정직한 재료
이 모든 과정을 거쳐 하루에 딱 30그릇만 한정 판매합니다. 수확량이 적은 날에는 메뉴를 줄이고, 날씨가 좋지 않아 채소의 질이 떨어질 때는 아예 문을 닫기도 합니다. “재료가 정직하지 않으면 밥상도 정직할 수 없다”는 주인장의 철학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그래서 이곳의 손님들은 음식이 늦어도, 재료가 부족해 문을 닫아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진짜 음식을 먹는다는 믿음 하나로 이곳을 찾습니다.
점심 장사를 마친 뒤에도 가족의 손은 쉬지 않습니다. 남은 채소는 손질해 말리거나 장아찌로 저장하고, 다시 밭으로 돌아가 다음날 사용할 작물을 점검합니다. 해 질 무렵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하루는 고되고 길지만, 밥 한 그릇이 완성될 때 느껴지는 보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도심 속에서 흙 냄새 나는 밥상을 차리는 사람들. 그들의 밭과 식탁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화려한 장식도, 값비싼 재료도 없지만, 그 안에는 자연과 사람, 그리고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매일의 노동이 만들어내는 한 그릇의 밥상, 그 소박한 정성과 철학이 바로 이곳의 진짜 맛입니다.
오늘도 이들은 도시 한복판에서 자연을 담은 밥상을 차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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